현직 사서직이다. 사서직 공무원 현실, 장점 단점 알려준다

현직 사서직이다

일행과 비교해서 사서직의 장단점을 설명해줄테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끝까지 읽어보길. 먼저 선요약 들어간다

네가 만약 창의적인 일 하는걸 좋아하고, 능력껏 대우받길 원하고, 사람들 상대로 이야기하거나 가르쳐주는 걸 좋아하면 너에게 천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일을 적게하고 편하게 살고싶다고 하면 너하고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바로 시작한다

 

장점 1) 악성민원이 적다  : 진상들이 적습니다. 그렇다고 민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일행에 비해서 적다는 거에요. 가끔가다 학습실 온도가 높네 낮네 조명이 어둡네 밝네 등으로 해결되지도 않을 문제인데 전화걸어서 투덜대는 ㅂㅅ들 가끔 있습니다. 이건 어쩔수 없네요. 그래도 무시할만한 수준입니다

 

장점 2) 공무원 치고는 디자인센스 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 본인인 다루는 프로그램을 나열해보면  ,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정도가 있습니다. 행사 홍보지 제작, 도서관 전시물 제작, 행사 소개 및 홍보용 동영상 제작 등이 업무의 상당량을 이룹니다. 창의적인 아이템을 만드는 일이 좋다면 적성에 맞을거라고 봅니다. 이미지 편집이나 동영상은 하다보면 실력도 늘으니 나중에 유튜브할 생각 있으면 장래성도 있죠.

이런거 좋아하는 분들은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일종의 자아실현이죠,  서평을 쓴다거나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디자인을 한다거나 주민들 상대로 강의를 한다거나 외부강의 출강 등등 다양 정말 많습니다

 

장점 3) 어느 부서를 가던 하던일이 고만고만 합니다 : 일행은 부서 바이 부서라고 하죠. 가령 교통과에서 건축가로 이동하면 업무가 생판 달라져서 일 새로 배우고 적응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 사서직은 그런 스트레스는 거의 없습니다. 부서가 바뀌어도 하는일은  거기서 거기에요

 

여기까지 들으면 정말 좋아보이죠? 그런데 단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단점입니다

단점 1) 주말근무, 점심 교대근무 : 최소 주말에 하루는 근무합니다. 대부분 도서관이 월요일에 쉬기 때문에 자료실을 비울 수가 없기 때문이죠.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점 2) 많은 자질을 요구하고 다방면에 재능이 뛰어날수록 유리합니다 :이건 꼭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네요. 초중고 학생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강사 활동을 합니다. 그 외 서평 공모전 대비 글쓰기 프로그램 같은것도 있고 유명 강사나 극단을 섭외해야 할 때가 있는데 자기 능력껏 섭외할 수 있습니다. 이런거 다 잘하면 인정받기 쉽지만 반대로 잘 못하면 윗선에서 좋게 보지는 않겠죠. 그 외 각종 아트.. 이건 손재주가 많은 사람이 유리합니다. 그 외 월별 행사 아이디어 짜내기, 평생프로그램 아이디어 짜내기, 북콘서트, 포토존, 백일장, 캘리그래피, 각족 다양한 체험 등  이런거 다 잘하면 좋아요. 요약하면 일을 능력껏 할 수 있고 자기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이겁니다. 

 

주변 환경이 산만하고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 책 한권이 최종 이용자에게 전달되기까지  6~7단계의 작업들을 거쳐갑니다. 작업실에 책이 무분별하게 산더미처럼 쌍혀있고 이런 책들을 한권 한권 수작업으로 작업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잡일이 많습니다 : SNS관리, 게시판 관리, 게시물 교체, 서고로 도서 이관, 서고에서 이용자가 찾는 책 빼오기, 부록 찾아주기, 책 꽃기,  책 빼 주기, 장서점검, 도서 폐기, 수업 및 강의 준비,  책상 및 의자 배치,  프로그램 간식 챙겨주기, 프로그램 문자안내,  각종 전시물 전시 및 정리,  프로그램 후 일지 정리..  학교도서관 지원 학생 봉사활동....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듭니다. 계약직 분들하고 같이 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할일이 많아요

 

관장이 누군지에 따라 일 강도가 천차만별 : 사서직은 관장이 시키는 일을 하게 되는데 만일 관장이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죽어납니다.  각종 공모사업에 일일이 지원해서 돈을 따내면 그에 걸맞게 행사량이 폭증합니다. 이 행사를 하나하나 관리해야 되요. 안좋은 소식은 ...  대부분의 관장들은 일 욕심이 많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드리죠.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공모에 하나 선정되면 약 1천만원 내외의 돈이 들어옵니다. 그 돈으로 탐방 3회, 강연 4~5회, 기타 후속 모임 등 수많은 내부 계획들에 따른 일들이 파생되는 거죠.

공모전 선정 때 받은 돈으로 약 10개월 정도 지지고 볶고 일합니다.기본 업무에 플러스 알파로 공모가 대충 3개 정도 당선되었다고 치면  일년 내내 죽어나는 거죠